1800마리가 뛰어노는 개들의 천국, 개들의 나라가 있습니다. 이번 정류장은 유기견 공화국입니다
이퀄소울 뉴스레터 Vol.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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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견공들의 삶도 역전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관심과 사랑이 모아진다면.
여름은 지나가지만, 여름이의 견생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덩치가 크다고 선입견 가지지는 마세요.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여름이 잠깐 보고 가실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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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피스윈즈코리아에서 운영하는 광주시 피스멍멍 관련 보도 @MBC NEWS)
도심 속으로 들어온 유기견 입양센터는 이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지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데에 큰 역할을 합니다.
피스멍멍은 그렇게 대한민국의 유기견에 대한 인식 자체를 변화시키는 선구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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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감성창업가 오제욱입니다. 지난 주 일본의 피스완코 재팬 이야기에 관심과 응원 보내주신 구독자 여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피스완코 재팬을 시작으로 해외의 놀라운 NGO들, 동물권 활동가들의 사례를 통해 우리 대한민국에서도 더 많은 반려동물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갈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오늘은 제가 가장 큰 영감을 얻었던 코스타리카의 TDZ(Territorio De Zaguates) 사례를 소개드릴게요.
버려진 개들의 땅, TDZ(Territorio De Zaguat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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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 에레디아 주(Heredia) 산타바르바라(Santa Bárbara) 지역 해발 약 1,000m 전후의 산지에는 약 1,800마리의 유기견이 함께 살아가는 농장이 있습니다. 이곳의 공식 명칭은 ‘Territorio De Zaguates’, 영어로는 ‘Land of the Strays’, 즉 '유기견들의 땅'으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약 1.6㎢(축구장 220여 개 규모)에 이르는 목장 부지에서 이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안락사 없는(No-Kill) 도그 생추어리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TDZ의 설립자는 리야 배틀(Lya Battle)과 알바로 사우멧(Álvaro Saumet) 부부입니다. 리야는 조부로부터 물려받은 농장을 2008년 보호소 부지로 바꾸어 유기견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2005년 즈음부터 수십 마리의 유기견을 구조해 자택에서 보호하며 입양을 보내기 위해 애썼는데, 점점 늘어나는 아이들을 보호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 넓은 농장을 활용하기로 결정한 거죠. 그렇게 시작된 TDZ는 이후 지금의 더 넓은 부지로 이전하며 2025년 현재까지 약 2만7천 마리의 유기견을 구조했고, 이 중 절반이 넘는 1만4천여 마리를 입양 보내며 '유기견들의 천국', '유기견을 위한 나라'와 같은 별명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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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Z는 100% 기부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근 인터뷰에 따르면 상근 직원이 6명 정도인데, 이들의 인건비와 의료·위생·사료 등 운영비 대부분을 전세계 후원자들의 기부금으로 충당한다고 합니다. 내부에 기본적인 진료와 중성화 수술이 가능한 수의 클리닉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정밀 진단이나 복잡한 수술, 치료 등은 외부 동물 병원의 도움을 받아 진행한다고 해요.
코스타리카는 2003년부터 동물 안락사를 금지했고, 그 영향으로 들개와 유기견이 점점 늘어나 현재는 전국에 약 100만 마리 이상이 떠돌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기견 증가와 위생 문제, 안전에 위협을 느끼는 주민 민원 등이 늘어나고 있고, 때문에 TDZ와 같은 대형, 목장형 도그 생추어리의 필요성 또한 더욱 인정받는 환경이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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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Z는 단지 보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입양 장려 활동을 펼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특히 2016년에 펼친 공공 캠페인이 화제가 됐었는데요, ‘잡종견도 당신이 입양한 순간 고유한 품종(When you adopt a mutt, you adopt a unique breed)’이라는 슬로건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실제로 TDZ는 믹스견 한 마리 한 마리에 고유의 품종명을 지어줬어요. 예를 들면 ‘진도믹스’로 아이들을 뭉뚱그려 그룹 짓는 것이 아니라 ‘진도와와’나 ‘진도코기’처럼 소중하고 희귀한 고유의 품종으로 불러주는 거죠. 'Alaskan Collie Fluffy Terrier' 같은 새로운 품종명이 바이럴 되고 코스타리카 사람들의 믹스견, 유기견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Dogs>에서도 소개되었죠.
이퀄소울팀이 TDZ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1,800마리를 단 6명의 상근 인력으로 보호한다는 점 때문입니다. 스레드에서 보호소, 입양센터에서의 개와 보호자의 이상적인 비율은 얼마일까 질문을 올린 적이 있는데 아무리 많아도 10:1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3년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자체 동물보호센터의 인력 확보 기준은 보호동물 20마리당 1명 이상을 행정지침으로 정했다고 합니다. 민간 보호소, 입양센터의 경우에도 인력난을 호소하는 곳이 많은데, 도대체 TDZ는 어떻게 단 6명으로 1,800마리를 보호할 수 있는 걸까요? 그 비결은 ‘방목형(open range)’ 구조에 있습니다. TDZ의 아이들은 축구장 220개 크기의 산과 들로 이뤄진 농장 곳곳을 자유롭게 쏘다니며 마치 목장에 풀어놓은 양떼나 염소떼처럼 생활하고, 스탭들은 정밀하고 세심한 케이지 관리 대신 사료 공급과 건강 모니터링에 집중합니다. 또 주말에는 자원봉사자들이 집단으로 방문해 배식, 목욕, 산책, 청소 등을 돕습니다. 아이들을 내버려두면 서로 싸우고 난리가 나는게 아닌가 염려도 되지만, 마음껏 뛰어다니고 배부르게 먹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리더가 정해지며 무리를 짓고, 그들만의 질서를 따라 생활하며 폭력적인 성향도 줄어든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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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Dog>의 공식 트레일러. ⓒ Netflix)
우리나라의 민간 보호소, 입양센터는 위생과 방역 기준을 중요하게 관리하고, 주간에는 실외 활동을 시키는 경우도 많지만, 야간에는 개체별 켄넬 수용이 일반적입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사계절이 뚜렷한 계절 이유도 있고, 아이들의 행동 관리와 청결한 환경 유지, 입양을 대비한 훈련의 목적도 있지만 1인당 관리할 수 있는 아이들의 수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보호하는 아이들이 늘어날수록 인건비와 관리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습니다. 반면 TDZ는 천혜의 환경에서 아이들끼리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유도하고, 그러면서도 스탭들, 자원봉사자들과의 끈끈한 접촉을 통해 입양을 대비한 사회화도 놓치지 않은 것이 참 인상적입니다.
어쩌면 우리나라의 실정에서는 TDZ와 같은 방목형, 목장형 생추어리는 다소 판타지처럼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생활 방식도 자라온 환경과 처한 여건에 따라 같은 종이 맞나 싶을 정도로 전혀 다른 경우가 많이 있듯이, 버림받은 아이들, 갈 곳 없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어쩌면 생뚱맞을 정도로 새로운 시도 또한 검토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저는 TDZ 사례를 연구하며 하얀 양들에게 먹이를 주었던 대관령 양떼목장과 흑염소가 뛰어다니던 평창 산너미목장 캠핑장을 떠올랐습니다. 방목형, 목장형 생추어리, 어쩌면 우리나라 견공들에게도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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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님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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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팅커벨 프로젝트는 2013년부터 안락사 위기에 놓인 유기견, 유기묘를 구조해 돌보면서 운영난을 겪고 있는 영세한 민간 보호소들을 지원하는 활동도 함께 펼치고 있습니다. 한 마리라도 더 구하겠다는 일념으로 벌써 2천 마리가 넘게 입양을 보낸 팅커벨 프로젝트 팀을 응원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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