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으로 인해 이번 주 뉴스레터는 조금 늦은 저녁 시간에 보내드리게 되었어요.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유기견 상황과 활동하고 있는 기관들에 대해 알아보고 한국형 유기견 생추어리에 대한 조금 더 구체적인 구상을 할 수 있었던 여정이었어요. 이후 뉴스레터를 통해 두 나라에 관한 이야기도 들려드릴게요. :)
오늘은 지난 주에 이어서 7대 비극 중 세 번째, 식용견 농장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3. 식용견 농장
(위 사진. 충격적인 개농장 실태를 고발한 방송 프로그램 화면 캡쳐 ⓒEBS 컬렉션 - 사이언스)
벌써 9년전, 2016년에 제작된 EBS 방송프로그램 <하나뿐인 지구 - 당신이 몰랐던 식용개 이야기> 편(이하 'EBS 식용개 이야기')은 개고기 유통의 출발점, 식용개 농장의 실제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축산 농장하면 여러분은 어떤 그림이 떠오르시나요? 하늘과 맞닿은 청정 고원 지대에 위치한 대관령 양떼 목장? 방사해서 튼튼하게 키우는 토종닭 농장? 안타깝게도 화면 속 식용개 농장은 동물 복지와는 정반대의 위치에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식용개 농장은 주로 도사견을 키웁니다. 빠르게 몸집이 커지고 수율이 좋다며 다른 품종보다 도사를 선호하죠. 체구와 강렬한 인상으로 사나울 것만 같은 개농장의 도사견들은 의외로 매우 얌전하고 겁이 많습니다. 공격적이거나 성격이 활발하면 친구보다 먼저 도축되기 때문에 아직 생존해 있는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아이들인 거죠.
식용개 농장은 '뜬장'을 이용해 아이들을 키웁니다. 철망으로 만들어진 뜬장은 철저하게 관리의 편의만을 추구합니다. 아이들의 배변이 철망 사이로 떨어지니 청소를 쉽게 할 수 있죠. 발이 쑥쑥 빠져 바짝 긴장한 채로 버텨야 하는 그런 공간에서 아이들은 출산을 하고, 먹고, 배변합니다. 뜬장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뜬장에서 그렇게 떠있다가 뜬장을 나오며 도축됩니다.
(위 사진. 충남 아산시 한 개농장의 뜬장 속 아이들 ⓒ한국HSI, 한국일보에서 인용)
공간만이 문제의 전부가 아닙니다. <EBS 식용개 이야기>에 따르면 개농장에서 아이들에게 급여하는 음식은 위생적인 일반 사료가 아니라 음식물 쓰레기고, 당연히 질병이 많고 상태가 좋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최소한의 약물만 처치하는데 그마저도 정상적인 치료가 아닌 싸고 쉬운 방법을 선택한다고 합니다. 개에게 절대 투여하면 안된다는 돼지용 저렴한 약품을 주사하고 어린 강아지가 목숨을 잃자 닭들이 돌아다니는 쓰레기장에 던져 닭 먹이로 사체를 처리한다는 농장주의 이야기가 마치 현실이 아닌 잔혹동화의 한 장면 같이 들립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에 따르면 2017년 당시 전국에는 약 3천 곳의 식용개 농장이 있고, 이곳에서 도축되는 아이들이 연간 1백만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다행인지, 또 다른 불행의 시작인지, 2024년 2월 공포된 개식용종식법, 정확히는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 · 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으로 인해 약 70% 가량의 식용개 농장이 이미 폐업했고, 당시 46만 마리였던 농장의 개들도 12만 마리까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마냥 다행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은 줄어든 34만 마리의 아이들이 어디로 간 건지, 또 남은 12만 마리가 개 식용 금지가 전면화 되는 2027년 2월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또 살아남았다면 그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누구도 답변하지 않는 질문들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이 아이들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이퀄소울은 구독자 여러분들과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찾고자 합니다. 더욱 많은 분들이 지혜와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이 뉴스레터를 주변분들에게 전달해주세요. 우리의 작은 노력이 생명을 살리는 기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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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생역전팀은 구조와 입양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행복하게 사람들과 잘 어울려 지낼 수 있도록 행동교정에도 섬세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덕분에 뜬장과 도살장 같은 끔찍한 환경에서 고생한 아이들도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밝고 명랑한 댕댕이로 잘 지낼 수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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