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 스톱! 태국을 넘어 아세안 전역으로
소이독은 단순한 구조 단체를 넘어, 동남아시아 개고기 거래 종식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2014년, 소이독은 태국 내 개고기 밀거래 실태를 폭로하고 대중 캠페인을 전개해 수출 루트를 사실상 차단했습니다. 올해에는 베트남 하노이 정부와 협약을 체결하여 도살 금지와 법제도 개선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소이독의 ‘개고기 스톱 캠페인’은 단순히 ‘개를 지키자’는 감성의 호소가 아니라, 공중보건과 선진적인 동물복지, 관광 산업이 서로 연결된 사회경제적 변화 프로젝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덕분에 베트남 하노이 정부에 뒤이어 큰 관심이 없던(?) 태국 정부에서도 이런저런 연락을 취해오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소이독은 설립 이후 태국 정부로부터 단 한 푼의 금전적 지원도 받지 않고, 전적으로 국내외 후원자와 기관들의 지원금으로만 운영되어 왔습니다. 운영비, 사료비, 의료비, 중성화 캠페인, 시설 확장, 이 모든 활동이 전 세계에서 모인 후원으로 유지됩니다. 이러한 민간 독립형 구조는 소이독을 단순한 보호소가 아닌 ‘시민 참여형 공익 플랫폼’으로 성장시켰습니다. 현재 푸켓 본부와 방콕, 치앙마이 등지에 분소를 운영하며, 수의사, 간호사, 행정인력 등 500명이 훌쩍 넘는 직원과 봉사자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이독의 한 해 예산은 약 3천만 달러(한화 약 400억 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의 경제를 이뤄낸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소이독의 사례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첫째, 소이독은 국제적인 연대를 힘써왔습니다. NGO의 진정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Charity Navigator에 자신들의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며 92점, 사성(four star) NGO로 공인 받고 있어요. 자연스레 전세계에서 후원금을 받고, 그 지출 내역이 문서로 투명하게 공개되니 후원금의 500여명 규모의 조직을 운영할 규모를 이룰 수 있었던 거죠.
둘째, CNVR 프로그램을 통해 소이독은 거리를 떠도는 소위 들개와의 공존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 모델을 그대로 따라하기에는 혹독한 겨울 날씨와, 국민들의 '들개는 위험하다'는 선입견 등이 큰 허들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제주도와 같이 상대적으로 따듯한 기후의 장소에서 최소한의 난방과 먹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 공존, 우리나라에서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셋째, 살생이 아닌 보호를 선택하는 불교 문화가 소이독의 특별함을 만들어낸 중요한 배경 요소였습니다. 이 문화를 바꾸고, 새롭게 조성하는 것은 어느 누구에게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즉,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의 동물권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은 애초에 어려운 일일 수 밖에 없다는 거죠, 문화적인 배경 때문에요. 하지만 그렇기에 닥터 알라의 조언이 더욱 마음에 와닿습니다.
"할 수 있는 한 가지 뾰족한 프로젝트에 집중하세요.
그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대중도, 정부도 여러분이 하고자 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할 겁니다.
더 많은 일을 이루는 것은 그 다음 단계의 일이에요."
- Dr. Alicja (Ala) Izydorczyk MRCVS / International Director of Animal Welfare @Soi Dog